샤인 온

글 : Sarah Brown
사진 촬영: Charles Negre

어려 보이면서도 성숙한 분위기. 세련되면서도 신경 쓰지 않은 듯한 캐주얼함.
작가이자 뷰티 전문가인 사라 브라운 (Sarah Brown) 이 립글로스의 영원한 매력에 대해 적는다

우리 인생의 다양한 단계에 걸쳐 계속 사용하는 뷰티 제품은 거의 없다. 우리의 피부는 변하고 기호, 기분, 트렌드 역시 변한다. 몇 가지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더 우수한 제품이 출시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립글로스는 어떻게 계속 인기를 얻고 있을까? 화장대와 메이크업 가방 안에 가득 담긴 필수 제품을 제치고 이렇게 사소한 립글로스가 왜 포켓과 핸드백 안에서 계속 발견되는 걸까? 생각해 보면, 립글로스는 우리 인생에서 10년 주기로 애용되는 제품인 것 같다.

십대보다 더 어려 보이게 만드는 립글로스는 투명하거나 반짝이는 펄이 포함되고, 딸기나 솔티드 캬라멜 같은 향 (또는 실제 맛)이 나기도 하며, 롤러볼이나 짜서 사용하는 튜브로 판매되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소녀 (또는 남성)이 사용하기에도 괜찮아 보이는 화장품이다. 립밤에서 한 단계 상승한 부모가 허락하는 제품으로 “짜잔, 나 여기 있어,”라고 선언하는 짜릿하면서도 미묘한 치장을 가능하게 하는 제품이다. 립글로스는 우리가 개인의 스타일을 깨닫고 더 나아가 나만의 매력을 알게 되는 그런 나이에 등장한다.

“사탕을 입는 것 같으면서도 메이크업의 관문처럼 느껴져서 ‘와, 아직 어른이 아니지만 어른 흉내를 낼 수 있구나’라는 기분이 들었어요,”라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패티 두브로프(Pati Dubroff)가 사춘기 직전 립글로스를 처음 발견했을 때를 기억한다. “확실히 통과 의례 같은 거였어요. 립글로스를 바르면 빨리 들어가고 싶은 어른 세상의 문턱에 닿아 있는 기분이 들었죠.”

마스카라나 아이라이너 같은 필수 제품과는 다르게 립글로스는 상반된 특징으로 가득하다. 젊으면서도 어른스럽고, 세련되면서도 신경 쓰지 않은 듯 캐주얼하며, 순진하면서도 입술에 따라 섹시하게 보인다. 은은하면서도 약간의 펄이 가미되면 눈까지 부시다. 미니멀리스트하면서도 (1990년대의 gleam 제품) 맥시멀리스트하고 (1980년대 frost 제품), 메이크업 제품이지만 기능에 따라 (수분, 플럼핑, 주름 개선) 스킨케어 제품이기도 하다.

립글로스는 성인이 된 뒤에도 우리 곁에 남는다. 여전히 체리 맛이 날 수도 있고, 취향에 따라 한층 세련된 민트향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역할은 이제 마무리의 영역으로 옮겨간다.

메이크업에서 그것은 마지막 한 수다. 립스틱 위에 덧발라 입술에 입체감과 존재감을 더하는 마지막 레이어가 되기도 하고, 맨입술 위에 가볍게 얹어 빛을 머금은 베일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립스틱까지는 바르고 싶지 않을 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고 싶을 때, 거울이 없을 때, 늦었을 때, 신선하고 예뻐 보이고 싶을 때, 여행 중일 때, 데이트를 앞두고 있을 때, 편안하지만 시크한 기분을 유지하고 싶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립글로스를 집어 든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렌티나 리(Valentina Li)는, 샤넬 메이크업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와 긴밀히 협업하는 꼬메뜨 컬렉티브의 일원으로서 립글로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노력 없는 럭셔리요. 립글로스의 제스처가 좋아요. 한 번의 터치로 즉시 광택이 더해지니까요.”

“간편하죠,” 두브로프가 수긍한다. “그리고 입술을 보호하는 기분이 들잖아요.” 그녀는 마고 로비(Margot Robbie)등 배우들의 레드카펫 메이크업을 담당해 자연스럽고 화장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진이 잘 받는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마법 같은 능력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매력을 선보이는 두브로프는 고객이 “얼굴을 있는 그대로 더 아름답게 보이기를 원할 때” 립글로스를 사용한다. 하이라이트로 사용하면 얼굴을 “환하게 해” 광채가 살아나고 “입술을 생동감 있어 보이게”한다고 설명한다. 립글로스는 입술에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더한다. “입술에 볼륨감을 주고 싶을 때는 립글로스가 빛을 반사해 효과를 내죠.”

립글로스는 1970년대에 문화의 주류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1973년 미국에서 최초로 (원래는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출시되었던 립글로스는 디스코 시대의 초고압, 고광택 열풍과 더불어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만, 최초의 상업용 립글로스는 1930년대 초 할리우드에서 시작되었다. 흑백 영화에서는 매트한 질감의 립스틱이 평면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립글로스의 포마드 성분이 카메라에서 입체감을 더했다. 1938년 미국판 보그(Vogue)는 여배우와 일반 여성 모두 계속 덧바르지 않고도 립스틱 위에 발라 충분한 윤기를 낼 수 있는 제품이라고 립글로스를 소개했다. (정말 까다롭게 기원을 따지자면 최초의 립글로스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뷰티 애호가들로 우유 목욕과 헤나, 화장용 먹을 대중화한 것으로 유명한 이집트인들은 여성과 남성 모두 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지방을 혼합해 입술에 발라 극심하게 건조하고 먼지로 가득한 사하라 사막 기후로부터 입술을 보호했다).

립글로스는 확실히 기원전 3100년 이후로 큰 발전을 이루었는데, 요즘 제품의 가장 반짝이는 효과는 어떻게 나는 것일까? 일단, 놀라운 신제품은 외출 시 바람이 불어도 머리카락이 입술에 붙지 않는다. 놀랍게도, 올봄에 출시되는 루쥬 코코 글로스를 만들어 낸 파리 외곽에 위치한 샤넬 메이크업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에서 가장 먼저 고려했던 기능 역시 머리카락이 붙지 않는 립글로스 개발이었다.

“사실 전에는 립글로스를 사용하지 않았어요,”라고 샤넬 메이크업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부사장이자 여러분의 메이크업 가방 속 아이템 대부분을 개발해 낸 나탈리 라스넷(Nathalie Lasnet)이 설명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립글로스에 자부심이 큰데, 계속 바르고 싶게 하는 제품이거든요,” 더블 C 엠보싱으로 장식된 콤팩트와 슬림한 튜브 (초기 연구실 샘플)에 손을 뻗어 입술에 립글로스를 바르며 라스넷이 이야기한다.

“이 글로스는 우리가 이전에 선보인 것과 아주 달라요. 훨씬 더 집착하게 만드는 제품이죠.” 막 광택을 입은 입술을 한 번 다물어 보이며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광택은 더 강화했고, 끈적임 없이 유리알처럼 매끈한 피니시를 남기는 텍스처를 만들었어요.” 그녀는 이 새로운 포뮬러를 “케어하는” 포뮬러라고 설명한다. 팀은 카멜리아 세라마이드와 이드라-펩타이드 콤플렉스라는 고유 성분을 더해 24시간 지속되는 보습과 볼륨 효과를 구현하고자 했다. “바르는 순간부터 수분을 채우고, 매끄럽게 정돈하고, 눈에 띄게 볼륨감을 더해줘요. 바르면 바를수록 더 좋아지죠.”

이제는 단순히 반짝여 보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트리트먼트 역할까지 겸하는 립 제품, 다시 말해 눈에 띄는 스킨케어 효과를 지닌 하이브리드 포뮬러야말로 모두가 찾는 것이 되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패티 듀브로프는 말한다. “지금의 저는 더 많은 보습을 지닌 포뮬러에 끌려요. 틴티드 밤이든, 투명한 글로스든, 오일이든, 입술에 진짜 영양을 줄 수 있는 무언가 말이에요.” 립글로스는 어딘가 가볍고, 어쩌면 영원히 십대의 영역에 머무는 제품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럭셔리 포뮬러들은 사실 보다 성숙한 입술에도 무척 잘 어울린다. 먼저 보습이 있다. 촉촉하고 편안한 감각. 그리고 볼륨 효과가 더해진다. 실제 기술에 의한 것이든, 전략적으로 배치한 쉬머와 반사광이 만들어내는 착시 효과이든. 마지막으로, 얇은 컬러 베일이 만들어내는 부드럽고 너그러운 윤곽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지나치게 날카롭고 조여 보이는 가장자리 없이. 그럼에도 패티 듀브로프는 립 라이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첫 단계에서 거의 보이지 않게 라인을 잡아주고, 글로스는 중앙에만 발라 퍼져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펜슬은 정말 중요해요. 나이가 들수록 입술 라인 주변에 텍스처가 생기고, 우리는 새어 나가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요. 글로스가 번지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발렌티나 리는 샤넬 메이크업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와 긴밀하게 협력해 제품의 제조법 제안을 평가하고 샘플을 테스트해 다양한 컬러를 개발했다.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덧바를 수 있는 컬러와 거울 같이 광을 내는 립글로스를 개발하려고 했어요.” 그녀와 라스넷은 18가지 컬러를 개발해 모던한 데일리 글로스 제품을 디자인했다. 고급스럽고 “어필하는” 컬러부터 깊고 글래머러스하며 자연스럽고 가벼운 컬러 등 다양한 컬러와 우아하고 밀키한 광택부터 강렬한 반짝임까지 여러 종류의 마감재로 구성되어 모든 분위기, 계절, 상황에 어울리는 립글로스를 선택할 수 있다.

리는 개인적으로 “캐주얼한 날에는 투명하고 글로시한 아이싱이 좋고, 데이트에는 피그먼트가 포함된 양귀비 핑크 컬러의 참, 직장에서는 얇게 발리는 베이지 누드 톤의 악세수아가 마음에 들어요.”라고 설명한다. 라스넷은 솔레어(원래 레드 컬러를 사랑한다)과 “구아바의 달콤함을 떠올리게 하는” 산호색의 슈페르포지시옹, 그리고 다른 제품에 덧발라 효과를 내는 한정판 아이시 옐로우 컬러에 푹 빠져있다. “파뷜뢰즈는 시트러스 컬러로 꼭 레몬 소르베 같아요,”라고 감탄한다.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유광, 무광 제품도 있어서 5-6개 정도 사고 싶어질 거예요,” 라스넷이 덧붙인다. “정말 시크하고 샤넬다운 제품입니다.”